현장 노트 ·
아파트 문 틈으로 남는 채굴기 저음
흑석 강의실에서 시범 기기를 켜면, 앞줄은 팬의 높은 소리를 먼저 듣고 복도는 낮은 소리를 더 오래 듣습니다. 아파트에서도 같은 분리가 일어납니다. 콘크리트 벽이 두껍다고 해서 다용도실의 기기가 조용해지지는 않습니다. 소리는 벽의 면적보다 문 틈, 환기구, 공유 배관 쪽으로 먼저 빠져나갑니다.
앞줄과 복도가 다른 이유
워크숍에서는 기기를 켠 뒤 세 자리에서 듣습니다. 기기 옆, 문을 연 강의실 뒤, 문을 닫은 복도입니다. 옆자리는 바람 소리가 말을 덮고, 복도는 말소리는 돌아오지만 웅웅하는 저음이 남습니다. 수강생이 집에서 걱정하는 장면은 대개 옆자리가 아니라 이 복도 쪽입니다. 이웃이 벽 너머에서 듣는 소리도 낮은 대역에 가깝습니다.
문을 닫으면 높은 소리는 줄고 낮은 소리는 남습니다. 다용도실 문이 얇거나 밑틈이 크면, 침실에서 대화를 방해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밤의 정적을 바꾸는 소리가 됩니다. 강의실에서는 데시벨 앱 숫자를 결론으로 쓰지 않습니다. 앱은 기기에 따라 흔들리고, 수업에서 필요한 판단은 옆방에서 보통 목소리로 말이 이어지는지입니다.
침실 벽과 창고 창
자리를 고를 때 먼저 보는 것은 소비전력이 아니라 그 방이 누구의 머리맡과 벽을 나누는가입니다. 본인 침실과 한 벽이면 수면이 먼저 상하고, 이웃 침실과 한 벽이면 민원이 먼저 옵니다. 가게라면 계산대와의 거리가 기준이 됩니다. 카드 단말기 옆에서 금액을 되묻는 대화가 팬 소리에 끊기면, 그 자리는 영업 시간용 자리가 아닙니다.
베란다와 창고는 열이 빠질 창이 있다는 점에서 다용도실보다 나은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겨울에 창을 닫으면 장점이 사라집니다. 창을 닫는 계절의 가동 시간을 계산표에 따로 적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여름 한 철의 체감으로 1년 자리를 정하지 않습니다.
수업에서 남기는 한 줄
계산표의 소음 칸에는 숫자가 아니라 문장을 씁니다. 어느 문을 닫아도 저음이 남는 방인지, 생활 대화가 이루어지는 자리에서 몇 걸음인지를 적습니다. 그 문장이 구매를 미루게 해도 수업은 제 역할을 한 것입니다. 기기가 도착한 뒤에 문을 덧대는 비용은 강의실의 수강료와 다른 장부입니다.